저는 인간관계에 대한 상처가 있는 사람입니다. 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
알림
black-line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7년 전
저는 인간관계에 대한 상처가 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아직 어리기에 이 상처를 꼭 고칠 수 있을거라고, 꼭 언젠가는 이겨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아직 어리기에 상처를 고칠 힘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전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부터 혼자가 익숙했습니다. 혹여 힘든 일이 있었던 날엔,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못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저는 맞벌이로 얼굴 보기가 힘든 부모님께, 그것도 가끔 보는 얼굴마저 피로로 가득찬 부모님께 차마 제가 짐이 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힘든 일이 있어도 혼자 이겨내려 했습니다. 사실 누구에게도 힘들다고 손을 내밀 수 없었습니다. 용기가 없었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자서 해결하려하는게 습관이 되어버려 누구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너무 힘듭니다. 제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면 모두가 떠나갈 것 같습니다. 혼자 이겨내겠다 노력했지만 그 상처들은 그냥 덮어둔 것 같습니다. 상처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숨죽여 눈물만 흘렸습니다. 눈물이 말라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때까지 계속 혼자 울었습니다. 그렇게 눈물이 마른 걸 이유로 저는 그 상처가 나았다고 판단합니다. 저도 그게 잘못된 판단이란걸 알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 상처를 이제 그만 잊어버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모르게 홀로 울고 방에서 나올 때, 문 밖으로 나올 때부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더 환하게 웃곤 했습니다. 사람들은 제 어두운 모습보단 환한 미소를 반기곤 합니다. 그저 사람이라면 좋았습니다. ***처럼 웃어버리는게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제가 가장 큰 상처를 받았던 건 중학교 시절이었습니다. 진심으로 다가간 친구들에게 상처를 받았고, 내가 했던 진심어린 행동들이 모두 칼이 되어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자책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친구들을 욕할 수 없었습니다. 잘못된 것을 알았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저 혼자의 판단으로 다른 친구들을 나쁘게 보는 것, 그게 당시 제 세상에선 가장 나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그때의 아무리봐도 나는 피해자였고, 피해자가 하는 생각이라곤 저런 생각뿐이라니 답답했습니다. 그 때 왜 난 도움을 청하지 않았지? 왜 모두 내가 그랬는데 도와주지 않은거야? 라는 생각 끝엔 방에서 혼자 우는 저의 어린 모습이 있었습니다. 저는 부모님에게도 선생님들에게도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친구들에게도 그런 모습을 보이면 싫어할까 말을 꺼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나를 외면해버린 친구들 앞에서도 아무렇지않게 웃는 일, 그것밖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매일같이 울며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생각보다 그저 그 친구들 앞에서 어떻게 행동해야할지이 대한 생각이 절실했습니다. 그 답은 저 홀로 질문한다고 명확한 답이 나올 수 없었지만 저는 끝까지 혼자 생각하다가 더 큰 상처를 입고 그대로 무너졌습니다.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지 않았고 남탓을 가장 못된 것이라고 여기던 저에게 화살이 향할 곳이라곤 제자신 뿐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저에 대한 자책과 비판으로 하루를 채웠고, 자존감과 자신감은 날로 떨어졌습니다. 종이인형마냥 남들이 하자는대로 그저 할뿐이었고, 남들이 웃으면 그저 웃고, 남들이 뭐라하던 그저 웃었습니다. ***같지만 그게 최선이었습니다. 웃음은 집에서, 집 밖에서 쉴새없이 흘렸습니다. 그리고 웃음보다 더 많은 눈물을 방에서 홀로 하염없이 흘렸습니다.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안고 매일을 보냈습니다. 아직도 건드리면 눈물부터 나오는 상처지만, 야속하게도 시간은 제 사정을 봐주지 않았습니다. 어느새 새로운 시작이 제 앞에 다가와있었습니다. 그 때, 의아하게 전 걱정보다 기대가 앞섰습니다. 저를 아프게 한 이 상황과 장소, 모든게 끝이라는 생각이 다른 어떠한 걱정보다 컸기 때문입니다. 예상보다 저는 변화된 환경에 빠르게 적응했고 그 누구보다 잘 지내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의 저와 같은 사람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변화된 제 모습에 저 또한 뿌듯함을 느끼고 보다 활동적으로 지내며 잃어버린 제 시간들을 빠르게 되찾고 있었습니다. 너무 행복한 시간들이었기에 빨리 무너져버릴 것 같은 생각도 들었지만 그런 걱정과는 달리 이 행복은 지속되었습니다. 하지만 사소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는 얕고 넓은 관계 속에 항상 깊은 관계들이 속속 뿌리내리고 있었습니다. 그 깊은 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저의 상처를 남김없이 보여줬고, 또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고 제가 믿는 사람들입니다. 사람에게 상처입은 경험이 있는 저에게 그런 사람들은 제가 힘들 때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한 부모님보다 중요한 존재였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저에게 그런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의 갈등은 그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보다 엄청나게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들과의 사소하더라도 어떠한 갈등이 생기면 죽음을 생각하게 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기대다못해 목메게 되는 제가 너무 싫습니다. 그리고 깊은 관계가 된 사람 외의 다른 사람들에겐 일절 관심을 끊고 얕은 관계라고 규정짓는 제가 싫습니다. 또 제자신에게 사랑을 주지 못하고 남에게서 사랑을 얻어내려 노력하며 상처받는 제가 너무 밉습니다. 정작 이런 고민을 직접 들어야할 가족에게 할 용기가 없는 저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 말을 전합니다. 저는 긴 위로의 글도, 충고의 말도, 진심어린 격려도 바라지 않습니다. 그것들은 저에게 너무 과분합니다. 저는 그저 저의 말을 끝까지 귀기울여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정말 위로가 됩니다. 그리고 딱 한가지 제가 감히 바라는 것이 있다면, 주변에 저같은 사람이 있지 않나 살펴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모진 말을 해도 웃음으로 응대하는 사람, 웃지 않으면 어색하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지 않나요? 그런 사람들에게 부디 관심을 가져주세요. 당장 살갑게 인사를 하고, 안부문자를 보내라는 뜻이 아닙니다. 사소한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그 사람에게 내뱉을 말과 행동을 한번 스스로 되돌아보고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 제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긴 글이고 밝은 구석 하나없는 그저 넋두리일 뿐인데 과연 다 읽으신 분들이 계실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전문답변 1, 댓글 8가 달렸어요.
상담사 프로필
haemin2
7년 전
안녕하세요.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가 많이 아프지만 그로 인한 아픔을 홀로 이겨내는데 익숙하신 분이시네요. 그리고 마음을 열어보인 누군가에게는 크게 의지하고 조금의 갈등에도 불안함을 느끼시나 봅니다. 어린시절엔 맞벌이로 늘 바쁘고 피곤하셨던 부모님이 계셨군요. 그로 인해 어릴 때부터 본의 아니게 부모님의 눈치를 살피며 외로움도, 힘듦도 말하기 보단 홀로 삭히려고 애쓰셨네요. 그리고 이러한 행동이 이제 습관처럼 몸에 베이신 것이구요. 많이 외롭고 쓸쓸했을 것 같아요. 부모님의 사랑이 많이 고프고 어리광도 피우고 싶으셨을텐데 님은 그러지 못하셨네요. 홀로 눈물을 쏟아낸 후 웃으며 방을 나선다는 님의 이야기가 참 아픕니다. 그리고 중학교 때의 그 일. 정확히 어떤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친구들로부터 님의 진심이 짓밟히는 일이었다 생각되네요. 역시 님은 아무에게도 아무 말도 없이 홀로 이 고통을 다 감당하셨구요. 누군가 나를 면밀히 살피고 나의 변화를 내가 말하기 전에 알아채고 위로해주고 해결해주려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특히 님처럼 아픔을 말하지 않는 사람에겐 무엇보다도 이런 존재가 무척이나 필요했을텐데 말이죠. 하지만 대개는 많은 사람들은 누군가 직접적으로 이야기 해주지 않으면 그 사람의 속사정을 알아차리기 많이 힘듭니다. 사람은 다 다르고 서로 아픔을 느끼는 부분도 천차만별이라 누군가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누군가에겐 큰 상처가 될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자신에게 닥친 일이 아니면 일의 전모를 잘 모를 수도 있고, 애써 감정을 숨기며 괜찮다고 하면 정말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렇기에 내가 왜 어떤 부분에서 상처를 받았고 힘든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님에겐 습관처럼 숨기는 것이 훨씬 편한 방법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부모님, 그리고 선생님 모두 님의 그런 아픔을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같이 고민해줄 책임이 있고 여력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늘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 했던 님의 입장에서는 그분들께 짐을 얹어드리고 싶지 않아 그러셨을 수도 있겠지요. 사람들은 때론 아픔과 상처를 나누며 더 가까워지고 깊은 관계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홀로 감정을 컨***하고 다스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를 괴롭게 하는 주변 환경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남들은 웃으면 좋아하겠지요. 하지만 속으로 상처받고 있는 내가 남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아프고 힘들면 웃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충분히 힘들어 하고 이 감정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리고 장기적인 관계를 위해서라도 솔직한 자기 감정을 일정 부분 드러내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사람들은 이것도 저것도 다 좋다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자기 감정에 솔직하고 주관과 소신을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을 더 편하게 생각하기도 하지요. 내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채 지속되는 관계들은 오래가기도 어렵고 좋은 모습으로 유지되기 쉽지 않습니다. 님이 자신을 더 들여다보고 조금은 더 편한 마음과 솔직한 감정으로 지내게 된다면 너무 애쓰지 않아도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님과 비슷한 성격의 사람들을 잘 이해할 수 있으니 그 사람들에게도 따뜻한 관심을 먼저 보일 수도 있겠지요. 웃음이 아름답지만 솔직한 감정은 스스로를 빛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의 님에게 가장 힘든 부분 중 하나는 ‘얕고 넓게 맺은 인간관계 중에 깊게 관계를 가져가는 사람들이 생겼고, 경계심을 풀고 자신을 보여 주다보니 자연스레 기대감이 커지고, 그만큼 상처를 받을 일이 많아졌다’인 것 같습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기대를 하고 실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내가 그 사람을 생각하는 정도와 상대가 나를 생각하는 정도는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강요할 수는 없는 문제이지요. 뭔가를 기대하면서 상대에게 마음을 쏟지 마세요. 내가 좋아서 해줬으면 그뿐입니다. 상대가 내 마음을 알아주고, 고마워해주고, 그 마음에 보답할지 말지는 나의 몫이 아니라 상대방의 몫입니다. 마찬가지로 누군가 님에게 손을 뻗어주고 마음을 주었다고 해서 백프로 그 마음에 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대의 마음에 응할지 말지는 님의 몫입니다. 내 선택에 대해서 책임져야 할 몫과 상대방의 몫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할수록 과한 기대를 하지 않고 섭섭한 마음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결국 가까운 관계일수록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건강한 관계가 되겠지요. 마인드카페는 앞으로 님이 다른 사람의 감정보다는 내 감정에 집중하고, 나를 사랑할 수 있는 힘을 길러 타인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는 성인으로서 성장해 나가시길 응원합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
champtis
· 7년 전
다 읽어 봤습니다 ㅎㅎ 좀 의존적이신거 같아요.. 타인에게 의존적이면 사실 그 타인이 힘들거나 할때 나도 덩달아 타격을 입는지라.. 독립적으로 사시는게 - 너무 타인에게 모든걸 다 오픈하지는 않으시는게 더 좋을거 같은 생각이 드는데.. 부모님이나 친구나.. 심지어 결혼할 배우자에게도 모든걸 다 오픈하는건 좀 그렇죠.. 예를 들어서.. 배우자에게 과거 여친/남친 얘기를 한다거나 좀 못사는 친구에게 - 막 여유있는 얘기를 한다거나.. 내가 안고 가야될 상처가 빨리 안아무시는거 같아요 기본적으로 그런 상처는 시간이 지나야 낫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상처를 다른사람에게 막 보여주고 그러는건 다른사람 입장에서도 부담일수 있어요. 이 상처를 포용해줄수 있는 사람에게 어느정도 치유는 받을수 있겠지만 결국에는.. 내가 치유해야 할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흉터도.. 베이면 의사는 꼬매기만 해주지. 실제 살이 붙는건 자기자신이 하는거잖아요.. 이글도 상처가 되신다면 삭제하겠습니다. 아무튼 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 앞으로 상처받지 않는 일만 가득하시길.~
커피콩_레벨_아이콘
Y43532
· 7년 전
잘 버텼어요. 고마워요.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
비공개 (글쓴이)
· 7년 전
@champtis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언도 감사해요 제 감정에 좀 더 집중하면서 자꾸 타인에 의존하려는 성격을 고쳐보려구요ㅠㅠ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
비공개 (글쓴이)
· 7년 전
@Y43532 응원 감사합니다ㅜㅜ
커피콩_레벨_아이콘
amytr
· 7년 전
힘내세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sweedy
· 7년 전
힘내세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notfineapple
· 7년 전
이렇게 글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위로가 아니라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드는 글이었네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liny7
· 7년 전
마음을 잘 표현해서 소통할 수 있는 인간 관계를 만들어 보면 더 좋아 질거 같아요 쉽지 않겠지만... (똑같지는 않지만 저랑 비슷한 상황이거 같기도 해서) 가까운 사람에게 마음 표현을 해보고 쉽지 않다면 멀리 있는 사람에게 라도 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