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요? 어렸을 때의 기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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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Alpha00
·7년 전
제가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요? 어렸을 때의 기억이 많진 않지만 저는 정말 남 부럽지 않게 살았습니다. 가족도 화목했고 경제적으로도 여유로웠으며 공부도 곧잘하는 그런 모범생이었습니다. 친구들과도 사이가 좋았고 그렇게 나날이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물론 그때는 그것이 행복한 삶이 라는 것을 몰랐을거에요. 제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을 때 저희 아***가 사업이 잘 안풀리셔서 저희 집 안 사정도 점점 안 좋아져갔습니다. 자연스럽게 부모님도 자주 다투시고... 그렇게 암울한 시기가 계속 되다가 정말 한순간에 저희 어머니께서 흔히 말하는 빙의 들린 사람처럼 무섭게 변하셨습니다. 소리 지르고 울고 욕하고 그러다가 또 아이처럼 울고 찡찡대며... 정말 그때만 생각하면 끔찍하네요. 초등학교 4학년 짜리 어린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고 상처였습니다. 어머니가 그렇게 되시고 난 뒤 어머니는 외할머니집에 가서 살게 되셨고 저는 아빠와 누나와 살게 되었습니다. 아***는 아침 일찍 일하러 가시면 중학교 1학년인 누나와 초등학교 4학년인 저만 집에 남았습니다. 저녁도 누나와 제가 해먹고 설거지도 둘이 하고...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어머니가 안 계시니 저의 생활이 점점 피폐해지더군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저는 공부도 안하게 되었고 그 때부터 저는 인생에 대해서 정말 많은 생각과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고작 저의 나이 10살때... 저는 그 때부터 돈이라는게 정말 미웠고 그냥 이 세상이 미웠습니다. 모든 시련을 저에게 주는 것 같았고 너무 싫었습니다. 중학생,고등학생이 되고 어머니의 상태는 많이 나아지셨습니다만, 여전히 부모님은 매일 다투시고 집 안 형편 또한 매우 안좋습니다. 가족 4명이서 원룸에 살고 있어요. 참... 어렸을 때는 강남에 50평대 아파트에 살았었는데... 지금은 가족 4명이서 부대끼며 살아가는데 밤에 잠을 자려고 할 때마다 너무 억울하고 화도 나고 ....물론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것을 마음으로는 알아요. 근데 너무 화가 나고 ㅜㅜ 지금은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습니다. 공부를 해야하는데... 기초가 안잡혀있는 저를 볼 때마다 자꾸 우리집이 정상이었다면 내가 이꼴은 안났을텐데 라는 핑계만 자꾸 대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친구들은 제가 이렇게 사는지 아무도 몰라요. 말 할 엄두도 안나구요. 강남에 소재하고 있는 학교에 다니는데 이 동네 아이들은 돈으로 무시를 하거든요. 절대 들키고 싶지 않네요... 그래서 어디 맘놓고 얘기 할곳도 없어 여기에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제가 지금 무슨 얘기를 하는 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속이 조금은 후련하네요. 두서 없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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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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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ak
· 7년 전
힘내세요 다 잘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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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00 (글쓴이)
· 7년 전
@dhak 감사합니다! 님도 다 잘되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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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idnight
· 7년 전
자신이 잘하는 분야를 찾으셔서 꿈이 생기셨으면 좋겠어요 그 꿈이라는 한 단어가 마음에 생겨서 그걸로라도 희망으로 생각하시고 조금씩 나아가셨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잘됐다는 소식으로 다시 봤으면 좋겠네요 다 잘되실거에요 시련이와도 금방털고 일어날수 있으실거에요 포기하지마세요 제가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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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em
· 7년 전
한참 예민한 사춘기고 힘든 고3이라 아무래도 마음속 불만이 더 증폭된거 같네요... 어렸을때부터 많이 힘들었겠네요.. 그동안 그래도 비뚤어지지 않고 잘 참아 왔어요. 님 말처럼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한번 생각해볼때가 된거 같아요. 이제 성인이 되어갈 시점이잖아요. 이제까지 가정환경은 님이 어쩔수 없는게 많았지만 이제 대학가고 사회나가면 모든건 님의 몫이에요. 현실을 부정하고 남을 탓하는건 이제 줄여야 앞으로 구만리같은 님의 인생이 덜 괴로워요. 현재 위치에서 님이 할수있는 일을 자꾸 생각하세요. 대학을 가야겠다면 공부에 매진하고, 난 그저그런 대학나오느니 돈을 벌겠다 싶으면 과감히 지금부터 기술이나 자격증을 따세요. 대학은 원하면 얼마든지 나중에 갈수도 있고 요즘은 대단한 대학나와도 별볼일 없이 사는 사람도 많아요. 돈이 원수고 맺힌거라면 돈을 벌어보세요. 그럼 잃어버린 자신감도 서서히 돌아올거에요. 어차피 FM대로 대학나와 직장찾으려면 군대포함 앞으로 6-7년은 더 기다려야 합니다. 제가 님이라면 차라리 미용같은 기술을 배우겠어요. 소질이 있고 버티는 힘이 있다면 10년뒤엔 친구들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나을지도 몰라요. 주위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너무 기웃거릴 필요도 주눅들 필요도 없어요. 어떤 처지에 있어도 님을 이해하고 생각해주진 못할망정 넌 우리랑 같은 레벨이 아니야라고 무시하는 것들은 어차피 사귈 가치도 엄는거에요. 앞으로 10년은 오롯이 님의 힘을 기르는데 올인하세요. 징징대지 말고 변명하지 말고 묵묵히 정진하세요. 그것만이 님을 더 멋지고 성숙한 사람으로 만들거에요. 부모님께도 힘들때 더 뭉쳐야 가족이지 서로 치고 받으니 우리 형편이 나아지질 않는 거라고 말하세요. 내가 다 화가 나네. 원룸이라도 강남에 사는게 중요한게 아니에요. 내 거품을 빼고 가오를 빼고 내실을 다지세요. 세상에 님보다 더한 상황에서도 열심히 사는 사람들 많아요. 그리고 님 주변에 아무렇지 않고 행복한 보이는 인간들중에도 님처럼 말 못하고 끙끙 앓고 있는 사람들 많답니다... 그러니 너무 남들 부러워 할 필요 없어요. 우리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다해요. 어린 친구 힘을 내세요. 모든건 하기 나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