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링 우울하다. 뭔가 정신적인 부분에 고장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왕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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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우울하다. 뭔가 정신적인 부분에 고장이 난 것 같지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 누구에게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다. 남들이 보는 나는 완벽해야 한다. 물론 그 '남' 이라는 기준에는 우리 부모님과 심지어 스스로도 포함된다. 나 스스로 나를 봤을때 완벽하지 않다. 스스로를 사랑할 수 없다. 아니 사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보통사람정도의 성격과 눈치 외모... 그리고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능력만 있으면 스스로 만족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이 중 그 무엇도 갖추지 못했다. 사실 나는 어떠한 사람을 볼 때 능력을 많이 보는 편이다. 어릴 때 부터 부모님께 나는 그렇게 길러졌다. 사람은 능력이 있어야 한다. 나는 그렇게밖에 생각 못한다. 이러한 나의 태도를 고쳐보려 했지만 절대로 고칠 수 없었다. 나는 어렸을때 공부를 잘했다. 물론 지금은 지잡대 다니고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내가 처음으로 수학시험에서 세문제를 틀렸을때 엄마의 첫마디는 "야 니 ***가?" 였다. 이때 나는 불과 10살밖에 되지않았다. 그 이 후에도 반에서 3등안에 못 들면 아***에게 맞았다. 아 물론 주먹이나 발로 맞은건 아니고 본인은 사랑의 매라고 지칭하던 회초리로. 부모님은 나에게 집안일 따위는 일절 ***지 않으셨고 공부만 하도록 했다. 한창 사랑받고 자랄 나이에 이렇게 컸으니 당연히 나는 공부를 잘하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하는구나 라고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아 물론 우리 부모님이 나쁜분들은 아니다. 그들도 양육이라는 것이 처음이었을 것이고 어떻게 키워야 할 지 몰랐을 뿐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내가 그들처럼 살지않길 원했을 것이고 그래서 그렇게 했을 것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나의 성격은 점점 뒤틀려갔다. 중학생때 입학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었다. 그들과 함께다니며 나쁜짓도 많이하고 또 즐거운 추억도 많았지만 2학년때부터 왕따를 당했다. 내가 속했던 무리의 리더격이었던 친구는 서서히 나를 괴롭혀왔다. 덕분에 전교권에서 한자릿수에서 놀던 내 성적은 앞자리에 2가 붙기 시작했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그렇게 다른곳으로 도망가려 했다. 엄마는 나를 엘리트로 키우고 싶으셨나보다. 나는 그때까지 피아노를 쳤고, 클래식 피아노를 6년간 쳤다. 그러한 이유로 학교 밴드부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서서히 친구들이 생겼다. 3학년이되어 더 이상 나는 왕따는 아니었지만 여전히 다른아이들은 나와 대화하기 꺼려했다.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사랑받을 수 없는 집 보다는 학교를 선택했다. 밴드를 열심히 했고, 작곡가가 되고싶었다. 으레 그렇듯이 밴드부에는 나쁜 친구들이 모여들었고 그 중 한명은 나와 친해졌다. 그 친구 역시 다른 친구들을 괴롭혔었는데 난 다시 왕따당할까봐 조용히 있었다. 말릴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졸업식이 가까워져 갈때쯤 일이 터졌다. 내 친구가 괴롭히던 아이들중 하나가 학교에서 자살 기도를 한 것 이었다. 다행히 미수에 그쳤지만 그 일로 한동안 힘들었었다. 나는 말릴 수 있었다. 말리지 않았다. 혐오스럽다. 고등학생이 되고 공부에 치여 그 일은 점점 잊게 되었고 지금은 군대까지 다녀온 대학생이다. 여전히 나는 스스로를 혐오한다. 나의 능력없음에. 친구의 자살기도를 막지 못했음에. 또 부모님이 나에게 그렇게 대할때 제대로 된 반항한번 못해본 것에. 마지막으로 내가 태어났음에. 나는 여전히 능력없는 지잡대 아싸 ***고, 정의를 위해 나설 용기도 없다. 나는 내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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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00
· 7년 전
아..... 님. 님은 스스로 능력없는 지잡대 아싸 ***라고 평하는데요. 글만 봐도 알 수 있어요.. 님은 굉장히 똑똑한 사람입니다. 글 이렇게 조리있게 쓰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에요. 글 읽어보니 어렸을 때 공부를 잘 하셨었다고 하는데, 아주 잘 이해가 됩니다. 아주 똑똑한 학생이었을 것 같네요. 또 어렸을 때 그렇게 공부하는 일이 쉬운 것도 아닌데, 아주 성실한 사람이었을 것 같고요. 부모님에 대한 언급도 있는데요. 그 부분을 읽으면서 님이 이해심 많고 타인의 입장을 생각할 줄 아는 분인 것 같았어요. 부모님도 양육이 처음이었을 것이고 잘 몰라서 그랬던 거라고 쓴 부분이요. 굉장히 재능있어 보이고 인품도 훌륭해 보이는 분인데.. 스스로를 너무 폄하하는 것이 안타깝네요. 환경이 님을 그렇게 만든 것 같네요.. 왕따 경험이나, 부모님의 양육 방식 등이요. 그렇지 않았으면 님은 훨씬 더 자신감있게 살***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네요. 님 스스로를 너무 싫어하지 말아요. 그러기엔 님은 굉장히 가치있어 보이네요. 지금부터라도 노력을 해보는 게 어떨까요.. 그렇게 똑똑하고, 유능한 재능을 가졌으면서 삶에 침체되지 말아요. 앞길을 찾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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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7년 전
@summ00 엥?ㅋㅋ 익명으로 쓴다는게 그만 아이디 까고 써버렸군요 ㅋㅋㅋㅋ 위로의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 보려고했는데 어렵더군요. 요즘은 스스로를 싫어한다는 점이 스스로를 싫어하게되는 이유중 하나가 된다는게 모순이라고 느껴지는군요. 갑자기 우울터져서 싸질러 놓은 글에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많은 위로가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