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있었던 일 때문에 잠도 안오고 해서 글이라도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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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어제 있었던 일 때문에 잠도 안오고 해서 글이라도 적어봅니다. 딱히 대단한 일은 아니라 그냥 넘기셔도 괜찮아요. 그냥 누구에게도 말하기 조금 곤란해서요. 근래에 여러 일때문에 집에 늦게 들어가고 하다가 어제 밤에 오랜만에 부모님이랑 같이 저녁을 먹게 되어서 외식을 했어요. 거기까지는 좋았습니다. 아빠가 술을 많이 드신게 문제라면 문제였지만요. 아빠는 예전부터 그랬습니다. 술만 드시면 대단히 감정적으로 변하고 욱하고. 평소에 있던 권위적인 성향이 더 극대화되어선 무슨 말만 하면 어디서 말대답이야! 그냥 네라고 대답해! 뭐 그런식으로 말씀하곤 하셨죠. 당신 마음대로 안되면 욕도 하고 때때로 손찌검도 하고.. 한때 그게 되게 심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밤늦게 문열리는 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몸이 부들부들 떨렸어요. 밤늦게 들어오는 건 술을 드셨단 뜻이고 술을 드셨다는 건... 모든 일이 다 술때문에 일어났어요. 뜨거운 커피가 든 컵을 던져 깨뜨린 것도 휴대폰을 던져 부순 것도 화장대를 엎은 것도 문을 발로 차 부순 것도 엄마의 고막을 다치게 한 것도. 아무리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지만 이런건 부부싸움이 아니잖아요. 이건 일방적인 폭력이잖아요. 그래도 최근에 이런 일이 줄어들어 괜찮은 줄 알았습니다. 근데 오늘 그랬습니다. 엄마랑 저에게 윽박지르고 접시 떨어뜨리고. 외식이었으니까 그정도로 끝난게 다행이었을라나요. 그저 식사를 끝냈으면 집에 가자는 말에 일어난 일입니다. 모순적이게도 그 전에 아빠가 했던 말은 가족은 언제나 끝까지 같은 편이라는 겁니다. 편.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엄마는 제가 모르는 이러한 수많은 일들은 혼자서 겪으셨던 건 아닐런지 너무 미안하고 속상한 마음뿐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엄마가 겪으실 일들이 걱정됩니다. 미디어에서 흔히 나오는거 있잖아요. 자식들 생각에 치킨을 사오신 아빠를 무시하는 자식과 아내. 그런 자식과 아내를 욕하는 사람들. 근데요. 평소에 기분 안좋으면 있는 그대로 성질부리고 화내다가 당신이 기분 좋으실 때 먹을거 사오고 그러는거. 아빠가 그러십니다. 전 개가 아니에요. 먹을거만 준다고 꼬리를 흔들진 않는다고요. 전 생각을 하고 자의식이 있는 하나의 인격체인걸요. 하지만 아빠는 저를 어떤 인격체로 동등한 대우를 해주기 보다는 넌 내 자식이니까 내 소유물이야. 그러니 내 말에 무조건 따라야해. 이런 생각이 강하신 것 같아요. 이상하죠. 낳고 길렀다고 마음대로 할 자격은 없는걸요. 네가 아빠를 이해해줘야지. 그런 말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전 이제 막 미성년을 벗어난 고작 20살일뿐인데 긴 세월을 살며 배운것도 많고 아는 것도 많으신 아빠를 이해해줘야 한답니다. 오래 살며 배운게 많은 내 말이 진리야! 하는 아빠를 이해해줘야 한다네요. 한참 어린 나이가 이해해야한다니... 그 오래 산 세월동안 배운 지혜과 지식은 다 어디 간건지 궁금합니다. 결혼은 못할 것 같습니다. 안한다는게 맞는 말일까요. 아빠같은 사람을 만날까봐 두렵고 제가 아빠같은 사람일까봐 두렵습니다. 아빠는 인정하시지 않는 부분이지만 제가 아빠닮아 성질이 더럽거든요. 아빠는 항상 제가 엄마를 닮아 그런거라 하지만요. 아빠는 대외적으로 착한 사람입니다. 밖에선 사람들에게 참 친절해요. 그게 너무 무서워요. 제 친구들마저도 제 아빠가 좋은 사람이라고 하거든요. 제가 누군가에게 이 일을 말해도 너네 아***가 진짜? 이런 반응일거란게 두렵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의 가정엔 평화와 안녕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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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nnkl
· 7년 전
저희집 가정과 너무 비슷해서 읽다가 공감되었어요.... 저는 밖에서는 착하지만 집에서는 폭력적인 아***밑에서 자라다보니 항상 주변들을 사람들을 대할때 마음의 문을 닫아놓고 경계하는 습관이 나도모르게 생겼더라구요... 항상 꾸짖음만 받으면 자라온탓에 성격도 소심하고 항상 웅크리고 다니는 탓에 주변사람들에게 제 우울바이러스를 옮길것같은 사람이였어요 그러던중 우연히 저를 믿어주시는 한명의 사람이 나타났고 의지하게되면서 다행히 제성격도 조금씩 바뀌어져 가고있는것같아요 가족이 나를 힘들게해도 나를 믿어주고 위로해줄 사람은 어디에든지 꼭 있을거에요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만을 믿고 의지하게 되면 내자신도 어느새 바뀌게되고 힘든상황이 나아지실거에요! 아***가 제인생의 전부가 될수있는건 아니니깐요! 힘내세요 저도 같이 힘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