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어요. 그저 아이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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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처음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어요. 그저 아이와 남편 저 셋이 함께기만 하면 행복할 거라 생각하고 남편을 따라 왔어요. 그리고 그냥 애만 보고 집에만 있을 때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집이 이렇게 외진 곳에 있는지요. 근처에 슈퍼도 하나 없고, 사람이 걸어다닐 인도도 없는 큰 도로가 떡하니 있어서 조금만 나가면 차가 없이 다닐 수가 없고, 정류장은 멀리 떨어져 있어서 10분넘게 걸어가야 나와요. 그리고 어딜 가려고 하면 기본 1시간이 넘게 걸리더라구요. 이제 아이를 어린이집보내고 내 생활을 하고 싶어서 일을 구하려고 알아보니 갈 데가 없더라구요. 정말 이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밖에 나갈일이 있으면 남편이 차를 태워서 나갈때만 나갔고, 슈퍼가 없어도 남편이 퇴근하며 사오거나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지요. 그리 불편하다 느끼지 않았어요 이제까지는. 이사한지가 언젠데 이제와서 그러냐고 하면 할말이 없습니다. 제가 우물안 개구리처럼 바깥세상이랑은 통하지 않고 살았기 때문이지요. 아는 사람도 없었고, 아는 사람을 만들고 싶은 생각조차 없었지요. 그랬기 때문에 처음부터 알아*** 않은 내가 ***고 잘못이라 해도 할말이 없어요. 그런데 이제와서야 너무 외진곳이라고 느끼게 되어서 남편에게 운전을 하고 싶다 자전거라도 타고 싶다 말을 해봤지만 인도가 없어서 안되고 운전도 위험하고, 지금은 차를 두대나 유지할 능력이 안된다고 했어요. 저도 어쩔 수 없는 것 알고, 남편도 노력한 걸 알아요. 그런데 이제와서... 제가 여길 평생 돌***니며 살 생각을 하니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소 *** 않던 차 창밖을 살펴보니 정말 차가 없으면 걸어다닐 곳이 없고, 위험해서 제가 운전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런데 이제와서 이런생각을 하는 제가 한심해서 어디 말할데는 없더라구요. 남편하고 속에 있는 깊은 얘기를 하다가 상처를 주고 말았어요. 속이 너무 답답하고 지옥에 살고있는 것 같다고 얘기 했어요. 남편은 저에게 실망을 했다고 했어요. 남편은 여기라도 제가 좋다고 따라왔으니 행복했다더군요. 이런 여기라도 다 사람이 사는 곳이라고. 저는 제가 하고싶은 욕심이 너무 많다구요. 제가 남편에게 우리 평생 여기서 살거냐고 했어요. 전 그냥 몇년만 살다가 돈 더 벌면 더 좋은 곳으로 이사하자 라는 말을 듣고 싶었어요. 그런데 돌아오는 답은 그럼 어디서 살아야하냐, 돈이 많았으면 번화가에 가서 살았겠지 그게 아니니까 집값이 싼곳으로 온 거지. 집값이 싼곳은 이유가 있는거다. 아니면 번화가에 가서 단칸방이라도 얻어서 살곳이라도 알아볼까 하고 화를 내더군요. 그게 아니라 나중에 돈 벌어서 좋은곳에 언젠간 갈수 있는거 아니냐고 했더니 자기가 로또를 맞는 일이 없으면 계속 같은곳에 일을 할거기 때문에 그렇게 될 일도 없다고 딱 잘라 말하더라구요. 그런데 저희 젊은 부부고 이제 서로 노력해서 더 좋은 곳에 갈 수 있다고 희망 가지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말이라도 자기는 그렇게 해줄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다가 남편이 그럼 따로 살자고 자기는 회사 근처에 집을 구해서 사람이 살지 못할 이런 곳에서 혼자 알아서 살테니까 너는 친정근처로 가든, 가서 하고싶은데로 하고 알아서 살라고요. 그리고 그 결정을 오늘안에 하라고 옥죄었습니다. 저는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화를 내고 그런식으로 자꾸 결정하라고만 하는데 어떻게 대화를 하냐고 그냥 들어가버렸습니다. 남편은 이 지역에 산지 10년이 되었고 항상 차가있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장거리연애 할 때도 남편이 데리러오고 그래서 불편한 점을 못 느꼈어요. 제가 사는 곳에 전 토박이였고, 아무리 멀어도 대중교통으로 어떻게든 갈 수 있었어요.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았구요. 그리고 걸어서나 자전거를 이용하면 대중교통보다 더 빨리 갈 수 있는 곳도 많았죠. 그런데 여기는 아예 그렇게 다닐 수 있는 곳도 없었습니다. 네 물론 누구나 이곳에도 살아갑니다. 자기만 믿고 따라 온 저랑 이런곳이지만 사는게 처음엔 미안하기도 했지만 행복했다는 남편에게 그래 따로 살자고 말 할 수도 없었어요. 남편은 우리가 욕만 안했지 거의 끝까지 왔다고 하더군요. 마음 같아선 제가 살던 곳에 가서 따로 살고 싶었어요. 그런데 따로 살게 되면 헤어지게 될 것 같았어요. 그냥 우리 좀 더 고생하다가 몇년 뒤에 좋은 곳에 이사가자^^하고 그냥 그 말만 해주면 그렇게 넘어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남편은 그런 말을 전혀 해주지 않아요... 제가 너무 아이 같이 칭얼대는 거 같은것도 알아요. 그렇지만 희망이 없는 미래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처음엔 서로 아이를 갖고 희망을 갖고 같이 잘 살자고 하고 왔어요. 남편은 이제까지 우리를 위해서 힘들게 일을 해왔고, 노력해왔어요. 처음엔 그렇게 행복했는데, 제가 정말 욕심이 생긴탓에 이렇게 힘들어진 걸까요. 무언가 한가지는 포기해야 된다는 것 알지만, 자꾸만 포기를 해버린 제가 불쌍하게 느껴졌어요. 남편은 너만 손해보는게 아니라고 했구요. 다 알면서도 쉽게 비워지지가 않네요. 따로 살게되면 제 욕심은 어느정도 채워지겠지만 남편은 혼자서 우리를 위해 돈을 벌어가며 이곳에서 삶의 행복도 느끼지못하고 살아가겠지요. 그러고 어제부로 남편과 저는 아직 아무얘기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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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llang
· 7년 전
글만 읽어도 눈물나는거 같아요 ㅜㅜ 저도 남편따라 시골로 이사와서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나마 전 읍내에 살아서 외식도 하고 마트도 가고 그러긴 해요 저는 님과다르게 시골사람들이 정말 인정많고 착한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오지랖도 넓고 악독한 사람들이 너무많아서 소름끼쳤어요 그래서 인간관계를 맺지 않게 되더라구요 어떻게 조언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글쓴분도 너무 힘든거 이해가는데 남편분 말도 일리가 있네요ㅜㅜ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중고차한대만 사달라고 좀더 설득해보세요 제가 보기엔 님도 시내쪽으로 나가서 일하시면 남편분 생각도 달라질거 같은데요 떨어져사는 거보다 그게 훨씬 나을 거 같아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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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 전
@zzallang 제가 지금 장롱면허이고 정말 겁이 많아요 사실.. 그래서 남편이 그런 저를 생각해서 못하게 하는 걸 알아요.여기 큰 길에는 큰 차들이 많이 다녀서 정말 사고나면 죽을지도 모른다구하면서요. 그래도 제가 얼마나 간절하면 그 무서운 운전을 한다고 했을까요 .. 저도 답답하지만 남편도 답답하겠지요.. 아이가 있어서 30분 이상이 걸리는 곳은 어린이집 문제 때문에 아예 일을 하러 가기 조차가 힘든데.. 정말 운전밖엔 답이 없는 거겠죠? 아가씨땐 아이가 없으니 아무리 멀더라도 그냥 일찍 나가면 그만이였는데 지금은 그것조차도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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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0000
· 7년 전
저랑 상황이 조금 비슷하신 것 같네요. 저는 결혼하고 아이낳고 시댁으로 들어갔었습니다. 1시간 거리의 타지역이였고, 아는사람 하나 없고 문화시설도 별로없고 소아과도 그 지역에는 딱 하나 있는 곳이였습니다. 남편 직장이 시댁에서 차타고 5분거리였고, 따로 나가서 살 여력도 없었습니다. 살다보니 점점 시부모님은 부담스럽고, 강요를하고, 술주정을 하고, 못할말을 했고 남편은 말로는 내가 여보랑살지 부모님이랑 사냐고 했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제편이 아니였어요. 1년을 버티다 애데리고 친정으로 도망쳤습니다. 2~3달 쉬고온다는 명목하에요. 하지만 전 돌*** 않았고, 불안증 우울증이 와서 정신과치료를 받으며 버텼지만 남편은 이혼서류를 들고왔습니다. 이쪽지역으로 나와 살자고 했고 제 친할머니께서 아파트를 내주신대도 싫다고 하더군요. 대화를 여러번 시도해봤지만, 사실 제 입이 열리지 않더라구요. 말해봤자 라고 생각했어요. 결국 아이 보내고 이혼했어요. 솔직히 님 글 보고 해결책을 제시해주진 못하겠어요 제가 이혼했기 때문에요. 근데 전 이혼하고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아이는 꾸준히 보고있지만, 제 아무리 애엄마라도 내가 죽겠으면 이혼 가능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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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7년 전
@JJ0000 저도 이혼을 해야하나 까지 생각을 했었어요.. 하더라도 아마 아이를 데리고 가지 않으면 살지 못 할 것 같아서 더 결정 내리기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를 낳고 나서 거의 한 몸인 양 살았기 때문에 .. 떨어지면 정말 삶의 의미가 없어질 것 같았어요.. 전 그래도 버스를 타고 좀 가면 살만한 정도라 느껴, 제 욕심이라고 판단을 내리고, 조금 더 참고 살아보기로 했어요. 제가 운전을 나중에라도 할 수 있는 쪽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겠다는 답변을 받아내구요.. 그렇지만 내가 너무 이기적인가, 이상한가, 생각했지만 그래도 그나마 댓글을 보며 동질감을 느껴 사실은 맘이 좀 어느정도 놓였습니다.. 정말 힘드셨겠어요.. 마음이 이해가 가고, 그렇게 편해지셨다는 마음도 사실은 100프로 이해가 갑니다. 저도 차라리 그렇게 하고 싶다고 사실은 생각했으니까요. 새롭게 살아가시는 마음으로 꼭 원하시는 삶 사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