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 괜찮다. 늘 입에 달고다니는 말이지만.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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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HHJM
·7년 전
괜찮다, 괜찮다. 늘 입에 달고다니는 말이지만. 사실 하나도 안 괜찮아요. 이렇게라도 안하면 진짜 미처버릴 것 같아서. 늘 입꼬리를 억지로 비틀어 올려요. 입가에 경련이 일어도, 난 비틀어진 호선을 그려내요. 솔직히 말해서, 진짜 너무 힘든데. 힘들어서 더더욱 가면쓰고 티 안나게 하려고 버티고 있는데, 주위 사람들은 제가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하나봐요. 이미 내 마음은 상처에 또 상처를 입어서 검붉은 피를 토해내는데. 새 살 돋을 틈도 없이 곪아 썩어문드러지고 있는데. 자꾸 돌을 던지네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이렇게나 힘든데, 정작 날 위로해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는 것 같아요. 어리광부리듯이 대해줄까봐, 이런 날 알고 피할까봐 너무 두려워요. 전 좋지 않은 상황이 있을 땐 제 목을 만지는 습관이 있어요. 엄지 손가락으로 맥박을 잡아요. 보이지 않는 손이 제 목을 조여오는 것 같아서, 이렇게 목을 잡지 않으면 답답해서요. 가슴이 답답해요. 심장이 무거워요, 아파요. 바늘 수십 만개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것 같아요. 전 뭐 때문에 이렇게 살아야 할까요. 이미 감정은 없어진지 오래에요. 사람들은 이걸 무뎌졌다,라고 하던데. 잘 모르겠어요. 무뎌진건지, 꾹꾹 참는건지, 체념하는건지. 눈물이 나오지 않아요. 나와도 한두방울 떨어지면 그쳐버려요. 샘이 말라버린 것 같아요. 울음이, 흐느낌이, 목을 타고 올라오면 그냥 삼켜요. 5분정도 그렇게 참다보면 괜찮아져요. 아니, 괜찮기보단 아무것도 안느껴져요. 꼬여버린 실뭉치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모조리 엉켜버렸는데, 어디에서부터 풀어야 할까요. 저도 푸는 법을 모르는데, 다른 사람은 풀 수 있을까요. 만약 있다면, 이 뭉치를 풀어줄 사람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위로받고 싶은데. 겁나요. 사람을 믿기가 힘들어요. 아무것도 안느껴져요. 다만 가슴이, 심장만이 너무 아파요. 이런 절 보고 손을 내밀어줄 사람이 있을까요. 저조차도 포기해버렸는데. 이런 나를. 어느 누가 좋아하겠어요, 어느 누가 사랑하겠어요. 신뢰따위, 사랑따위, 희망따위, 우정, 설렘, 행복, 그게 뭐든지간에, 그냥 던저버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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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emer
· 7년 전
제 말이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참지 마시고 한번 터뜨려보시는게 어떨까요? 저도 글쓴이님과 같이 감정에 무뎌지고 괜찮은 척 하고 다녔던 때가 있어서 글쓴이님의 마음이 이해가 가요. 하지만 저는 지금 참지 않고 터뜨리면서 살아가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쌓이지 않아서 오히려 편하고 좋아요. 정말 힘들때는 운동을 해보시는게 어떠세요? 가벼운 산책이라도 좋아요. 그냥 밖에서 15분~20분 정도만 걷다가 오는거에요. 저는 우울할때마다 그렇게 걷고 오는데 몸이 힘드니까 아무생각도 안들고,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더라고요. 물론 이렇게 꼭 하라는 말은 아니에요. 글쓴이님만의 방법이 있을수도 있겠죠.. 예전의 나를 보는것만 같아서 글쓴이님이 괜찮아지셨으면 좋겠네요. 세상은 생각보다 밝아요. 글쓴이님 옆에 글쓴이님을 사랑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거에요. 지금은 잘모르실지도 모르겠지만.. 제 ***한 위로가 글쓴이님에게 위로가 되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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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JM (글쓴이)
· 7년 전
@rosemer 진짜 멋있는 분이신 것 같아요. 터뜨리면서 살아가시는 것도 그렇고, rosemer님 만의 해결방법도 찾으셨잖아요. 부럽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많은 위로가 됐네요ㅎㅎ 절대 ***한 위로 아니에요. 제게 큰 힘이 된 것 같아요.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네요. 고마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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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emer
· 7년 전
아니에요 저도 지금 이렇게 살게된지 얼마 안됐어요..ㅎㅎ 위로가 됬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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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JM (글쓴이)
· 7년 전
@rosemer 감사해요ㅎㅎ rosemer님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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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myomi
· 7년 전
혼란스럽고 갑갑한 마음이 여기까지 전달 되네요.. 마음이 아파요 정말 괜찮지 않네요.. 사람이란게 믿을만 하다는 신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언젠간 꼭 나올거라고 감히 말해봐요. 당장은 아닐 수도 있지만.. 그전까진 내가 그렇지 않은 척 하는데에 에너지를 쓰기보단.. 내 자신을 보호하는데 쓰는게 어떨까요.. 기대기 어렵다면 나만의 안전한 곳, 그곳에서 날 위한 위로.. 어차피 몰라주는 사람들은 둬버리구요!! 괴로워보여서 도움이 되실까 올려봅니다 정말 토닥토닥해드리고싶네요 고생많아요 너무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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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ffyHo
· 7년 전
포기했다고 하셨는데 글을 읽어보면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마음이 느껴져요. 아무나 스스로에 대해 이렇게 많이 알고 있진 못 할거예요. 정말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모든게 망가지더라도 신경쓰지도 않을거예요. 답답함을 풀 수 있는 방법이 딱 있으면 좋으련만 저도 쉽게 떠오르진 않네요ㅜㅜ 뭉친 실타래를 푼다는게 제가 느끼기에는 하나씩 완벽하게 해결해나간다는 느낌이 들어요. 너무 엉뚱한 소리일진 모르겠지만 뭉친 실타래를 다 짤라버리고 하나씩 연결해나가는건 어떨까요? 우선 어떤게 가장 힘든지 적어내려 가면서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을 마주치는거죠. 이미 충분히 마주치고 계셔서 힘드시겠지만 그 실체가 뭔지, 그래서 힘듦을 받아들이시구 힘듦을 한숨이 되었든, 눈물이 되었든 표현해보는건 어떨까요? 힘든건 충분히 힘들어야 힘들지 않은 시간이 오는 것 같아요. 피하면 문득 나타나서 또 괴롭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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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JM (글쓴이)
· 7년 전
@yomyomi 네넵 제 자신을 보호하기위해 쓰겠습니다ㅎㅎ 저 이미 yomyomi님께 크나큰 위로를 받고, 토닥토닥도 받았어요.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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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JM (글쓴이)
· 7년 전
@LuffyHo 으아..... 감사합니다ㅠ 진짜 이 앱 깔고 이렇게 진심어린 위로들을 받을줄은 몰랐어요. 앞으로 LuffyHo님 말씀처럼 하나하나씩 적어보고, 해결하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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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ffyHo
· 7년 전
위로를 전한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인데 위로가 되었다니 저 또한 감사합니다:) 하나씩 해결하는 것도 정말 좋은 방법이지만, 우선은 힘들게 하는 것을 인지하고 그 힘듦을 표현만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ㅜㅜ 해결한다는 것이, 어떤 구체적인 일들로 힘들어 하고 계신지 몰라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이 주제 넘는 행동일 수도 있겠지만... ,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나를 더 억누르고 더 힘들게 하더라구요. 이렇게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면, 이정도로 힘들진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요. '괜찮아'라는 말을 오히려 괜찮치 않을 때 더 많이 쓰는 것 같네요ㅜㅜ 공감이 돼요. 정말 괜찮다면 괜찮은지 생각조차 안하게 되니까요. '행복' 또한 비슷한 것 같아요. 정말 행복한 사람들은 굳이 자신의 감정이 행복하다고, 행복해야 된다고 떠올리진 않는 것 같아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누군가'님께서는 자신을 사랑하고 계시기 때문에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드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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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JM (글쓴이)
· 7년 전
@LuffyHo 으아....진짜 너무 감사해요. 이렇게 털어놓고 나니까 마음이 후련해졌어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마워요ㅠㅠ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댓글들을 읽으며 마음이 몽클몽클거리네요. 많은 감동받았어요. LuffyHo님, 오늘 하루도 행복한 일만 있길 바래요. 앞으로 가시는 길이 무엇일지라도 행복의 등불이 환하게 밝혀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