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내가 어릴 때 돈을 안벌었다. 그런 주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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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asdf805
·7년 전
아***는 내가 어릴 때 돈을 안벌었다. 그런 주제에 얼마나 당당한지 거실한가운데에서 담배피는건 기본이고 술마시고 행패부렸다. 소리지르고 욕하고. 어머니도 대단한 성격이라 지지않았고 매일이 전쟁통이였다. ***놈과 함께 사는 어머니는 쉴세없이 일했다. 늘 화나 있었고 늘 싸우면서도 아***에게 결국엔 계속 졌다. 떠나려하다가도 자식이 셋이나 매달려 떠나지 않은게 분명했다. 나라면 그런사람과는 못살테니까. 중학생 무렵 아***가 잠적했다. 어머니는 우리가 방에 들어가면 거실에서 소리죽여 자꾸 울었다. 그 작은 소리마저도 방음이 안되는 싸구려집이였다. 아***는 집전세금도 빼가고 보험사로부터 거액을 대출받고 잠적한 것이였다. 우리는 아직도 그 돈을 그가 어디에 썻는지 모른다. 한달 쯤 지나 그는 돌아왔다. 그때부턴 착실하게 노가다를 시작해 삼백이 안되는 돈을 꼬바꼬박 지금까지 들고온다. 처음엔 자신의 죄를 뉘우치듯 온순했으나 일년도 안되어 다시 집안의 왕이 되었다. 생활비를 벌고나서부턴 술마시고 난동부릴때마다 니***들 다버리고 생활비 안준다고 협박하는게 일이였다. 어머니는 밤낮없이 일해 이백. 아***는 몸이 부셔져라 노가다하여 삼백. 그동안 어머니가 집사려 모아둔 돈과 외할머니와 외삼촌들의 도움을 받아 한고비 넘겼다. 어머니는 일생이 불행하여 늘 화가난 사람이였는데 주체못할 분노는 어린 나를 향해 쏟아졌다. 아들은 꼭 끌어안아 사랑으로 보살피고 아***에 대한 분노는 나에게 쏟아졌다. 중학생 무렵 가슴이 나오고 생리를 하자 샤워후 화장실안에서 잠옷까지 입고 나왔다. 그러지말라길래 싫다하고 욕실에서 옷벗던중 어머니가 옷걸이를 들고 한참 두둘겨팼다. 말대꾸하지말라며 옷들도 집어던졌다. 쌔빨개진 몸뚱이에 물줄기를 맞으며 한참 울며 샤워했었다. 어느날 고모가 시츄한마리 입양하였는데 키우다보니 너무 사납다며 집에 갑자기 두고 가버렸다. 강아지를 너무 좋아한 나는 그애를 엄청 아꼈다. 그리고 그 강아지도 우리를 좋아했다. 이삼주후 남동생이 큰병을 완치하고 집에 왔는데 낯선이라 생각했는지 강아지가 자꾸 물었다. 어머니는 고모에게 당장 강아지를 데려가라했다. 그날 고모의 전화한통으로 아***는 퇴근하자마자 강아지를 축구공마냥 벽에 차버리고 다음날 들고나가 혼자 돌아왔다. ***놈. 중3이되는 1월 보습학원에 끌려갔다. 원장선생님이 나에게 칭찬을 많이 해줬다. 그게 너무 좋아 열심히 따라가다보니 중3 1학기 중간고사에서 반일등을 했다. 그랬더니 어머니가 너무 좋아했다. 아마 처음으로 남동생이 아닌 날 제대로 바라봐준것같다. 그때부턴 심각할정도로 성적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나란 인간의 정체성인것처럼. 생리는 거의 안할정도로 줄고 염증질환에 시달리고 편두통으로 아스피린을 늘 먹었다. 밤마다 가위에 눌려 나중엔 대수롭지않은듯 눌린채로 자고 그랬다. 고3무렵 어머니랑 싸우다 너가 공부를 잘해서 남동생 기죽어서 공부못한다고 소리질렀다. 학원가서 늘 자는 동생을 위해 내 학원은 그만 다니라고 했다. 대학합격후에는 잘난척하더니 그대학밖에 못가냐고 싸울때 그랬다. 남동생 고3무렵엔 자소서 대신 안써준다고 매일같이 매정한년이라며 전화했다. 지지고 볶고 싸우고 그러면서도 부모님은 돈은 계속 줬다. 학자금은 다 나의 빚이였지만 큰돈들어가는 학기초 교재비나 과외 안할땐 20만원 생활비정돈 늘 얻어썻다. 그건 감사하다. 그시절은 다 지나고 지금은 혼자산다. 넉넉한 월급에 하고싶은거 먹고싶은거 다 하며 산다. 부모를 안보는 대신 돈도 많이 드린다. 불안정했던 정신도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많이 좋아졌다. 직장도 만족하며 다닌다. 지난주에 아***가 왜 전화안하냐며 서운하다고 했다. 추석에 입금하자 어머니는 언제 집에 오냐며 불고기해놨다고 이번주에 오냐고 했다. 그래도 전화안한다. 집에도 안간다. 다 나아진것 같음에도 어제 산책중에 계속 울었다. 앞에 가던 가족을 보고 왜 나는 저렇게 크지 못했나. 한번 예전 생각을 하다보니 자꾸 꼬리를 물고 예전기억이 났다. 방구석에서 남동생과 엄마의 다정한 모습을 바라보던 내 모습이, 아***가 술마시고 우산 휘두르며 어머니에게 죽여버리겠다고 하던 모습도, 아***발에 채여 방구석에서 사지를 부들거리던 시츄를 안아들고 이불안에서 울던 내모습도 자꾸 생각났다. 이제는 그래도 많이 진정되었다. 지독하게 어둡고 힘들었던 10대가 끝나고 이제 슬슬 서른을 바라본다. 앞으로 더 좋아지고싶다. 언제쯤 완전하게 이 기억들을 잊을수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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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fugu
· 7년 전
제부모는가해자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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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ed
· 7년 전
조금은 동질감, 조금은 부럽습니다. 나는 아직 조금도 안정되지 못했어요 앞으로 계속 좋아질 것 같아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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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anasia
· 7년 전
힘든 상황에서도 노력한 모습이 보이네요ㅠ 참으로 대단하신 분이네요 행복하게 사시고 전 아직 10대인데 꾸준히 노력해서 미래에 좋은 현재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께요. 언니의 이야길 듣고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힘든 추억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이 세상에서 자신 혼자만 동떨어졌단 느낌이 들고 흔한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추억이있다 괴로워해요 그렇지만 힘든 추억을 같이 공유하고 서로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게 이 세상 가장 복된 인생이 아닐까 해요. 언니한테 많이 감사해요.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