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쁘고 못된건가요? 부모님이 해주시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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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내가 나쁘고 못된건가요? 부모님이 해주시는 것들이 너무 고마운데 동시에 너무 버거워요. 부담스럽고 답답해요. 그리고 기대에 부응못하는 내가 한심해요. 내가 무능하고 한심하기때문에, 안 그래도 없는 살림에, 원래 계획했던 지원보다 배는 더 받아버렸어요. 그리고 그 와중에 부모님은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요. 부모님이 내게 해주는 많은 지원들을, 내가 돈을 벌게 되면 꾸준히 갚아나가야지, 하는 생각이 자주 드는데, 그 지원들의 값을 셈하며 그것들을 갚아나갈 생각을 하니 종종 숨이 턱 막혀와요. 그래서 내게 주는 지원과 노력들이 더 부담스럽게 느껴지는걸지도 몰라요. 며칠 전 엄마에게 내 방 물건을 옮겼으면 이야기 좀 해달라고 했는데, 그게 크게 중요한 물건도 아니고 가족끼리 그럴수도 있는걸 왜 그러느냐, 그럼 내가 일일이 네게 허락받고 옮겨야겠냐, 그런식으로 이야기하는걸 보니 너는 나를 엄마로 생각하지 않느냐고 화를 내더라고요. 나는 분명 엄마라고 생각하며 살아오긴 했지만, 분명 가족에게 애틋함과 애정을 느끼긴 하지만. 이 생각과 감정이 일반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의 애틋함이 아닌건가. 내가 지나치게 개인적이고 배은망덕한건가. 그래서 내가 그 지원들을 부담스럽게 여긴건가. 나는 비정상적인건가. 그런 생각이 많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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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ualize801 (리스너)
· 7년 전
안녕하세요 마카님, 저는 가족이라할지라도 지켜야 할 선은 있다고 생각해요. 방에 둔 물건을 말없이 치운다거나, 정리를 한 뒤에 따로 얘기를 안 하는 등과 같은 상황은 저 역시 당황스럽게 느껴져서 사연에 되게 공감이 가요. 이런 점은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을 했음에도 오히려 유난히도 군다는 식으로 상대가 반응을 하면, 내가 정말 이상한건가? 내가 진짜 유난 떠는건가 나만 이렇고 이기적인건가? 같은 생각에 괜히 말했다 싶기도 하고, 내가 참았으면 좋을걸 나때문에 집이 시끄러워졌구나-처럼 자책이나 죄책감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제 경험담이기도 하고요! 나를 잘 모르는 누군가가 하는 비난도 마음에 상처를 입히고 아픈데, 오랜 시간을 함께한 가족이나 친구 같은 나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상대가 한 말에는 더 크고 깊은 내상이 생기는 것 같아요. 가까운 이에게 들은 가시같은 한마디는, 그 말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음에도 내가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들게(갖게) 하고요. 가족이라서 그럴 수 있다는 말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걸 묵인하고 당연시하겠다는 의미일까요... 저를 되게 괴롭게 한 말이 있어요. 세상에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말. 지금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네가 좋다고 말을 해도 사실은 다 거짓말을 하는거라는 말. 정말 끔찍하죠. 이 말이 저를 두고두고 아프게 하고 괴롭게 했어요. 심리적으로 신체적으로 가까운 관계의 사람에겐 서로 더 조심하면서 배려가 필요한데, 가족이란 이름 하에 툭툭 던지는 말들이 얼마나 아프고 괴롭게 하는지 안다면, 내가 무심코 꺼낸 한마디에 상대가 상처 받는다는 사실을 안다면 참 좋을텐데... 돌이켜보니 가까운 이에게 상처를 받은 적이 많아서 아이러니하네요 참. 마카님의 사연을 보면서 제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고 그러면서 마음이 찡하고 울컥했어요.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건 내 안에 있는 용기를 꺼내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올려주신 사연이 그래서 더 소중하고 감사하게 느껴지네요. 마카님이 무슨 말을 듣고 어떤 상황에 있더라도 마카님 본연의 가치는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서툰 제 글을 끝까지 읽어주셨군요ㅠㅜ 미숙한 표현이나 적절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좋으니 말해주세요! 날이 춥고 쌀쌀하니 감기조심 하셔요 남은 시간이 마카님의 뜻하는 대로 이루어지길 바라면서 이만 글을 줄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