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 나는 중학교에 가서야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 그 친구는 지금 무척 바쁘다. 만나기는커녕 채팅으로 실없는 대화를 하고 있다. 그마저도 친구에게 불편한 짐이 될까 봐 매순간 두렵다. 타고난 나의 결함 탓에 연인도 한번 사귄 적이 없다. 짝사랑. 그것만은 해 본 적이 있다.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를 기다리며 끝없이 참아냈다. 그를 사랑했다. 내 생명이라도 내어 줄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하게 원했다. 하지만 이제는 영혼의 한 구석이 처음부터 텅 비어 있었던 것처럼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자책한다. 보잘것없는 인간이기에 그가 날 사랑하지 않은 것이다. 쓸쓸하다. 어떤 말보다도 그 말이 가장 고통스럽게 마음을 울린다. 내 사랑, 아직 찾아오지 않은 내 사랑. 나는 몇 년을 기다려야 그대를 만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