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의 글입니다) 엔젤링님 도와주세요..!
저는 부모님의 차별로 많은 상처를 받고있는 32살의 장녀입니다. 대학생인 남동생이 있어요.
아들이 최고라 여기는 부모님의 관심을 받기위해 저는 어릴때부터 부모님이 ***는대로 얌전히 공부 잘하고 선생님 말씀 잘듣는 모범생으로 살았습니다. 집이 많이 어렵다고 엄마가 저한테 늘상 말씀하셨기에 갖고싶은게 있어도 뭐하나 사달라고 투정한번 못부려봤고 학용품은 아껴쓰며 몽당연필은 볼펜에 끼워서 2cm가 될때까지 썼습니다. 그런데 아껴쓰는건 저뿐이고, 남동생에겐 언제나 각양각색의 장난감과 세뱃돈,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첫째라는 이유로 어릴때부터 "양보"가 미덕이라 배웠고, 남동생이 꽤 귀여워서 그당시엔 차별을 의식하지 못했습니다.
뭔가 잘못되었다고 처음 느낀건 제가 대학교에 들어간 스무살때였습니다. 엄마는 당시 중학생이었던 남동생의 교육을 제가 책임지도록 강요하셨습니다. 공부에 전혀 흥미가 없는 남동생이 학원에 갇혀있는걸 너무도 싫어했거든요. 하지만 남동생은 제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고.. 수업이라기보단 공부 안하겠단 남동생을 자리에 앉혀놓는 싸움일때가 많았지만.. 저는 학업과 알바를 병행하면서도 틈틈이 시간내어 남동생의 공부를 봐주려고 노력했습니다. 행복한 대학생활에 유일한 스트레스는 남동생 과외***기였지만 엄마가 제게 원하시는게 이거니까 거부할수 없었습니다.
남동생은 공부하려는 의지가 정말 없었습니다. 늘 거의 꼴찌였지만 엄마는 제게 남동생을 인서울 대학교에 보내야한단 당부를 끊임없이 하셨습니다. 남동생이 고1을 마쳤을때, 엄마한테 남동생 인서울은 매일 밀착지도 과외선생님을 붙이지 않고서야 불가능하다고 말씀드렸다가, 아직 2년이나 남았는데 동생 앞길에 대고 막말한다고 매우 혼났던 일이 상처가 되어 지금도 생생합니다..
저는 대학 학비는 장학금으로, 용돈은 알바로 해결했지만 원하는 학원을 다니기엔 돈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휴학하고 새벽5시에 일어나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알바하고 학원 다니고 흔히 말하는 '스펙'쌓기에 몰두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휴학하니 엄마는 빨리 아무데나 취직해서 돈이나 벌것이지..하시며 반응이 안좋으셨습니다. 생활비 조금이라도 보태라고 하셔서 휴학기간동안 10년전 그당시에 매달 20만원씩 드렸습니다. 지금와서 웃기는건 엄마는 그때받은사실을 기억 못하세요.
저는 졸업과 동시에 다행히 대기업에 취직이 잘 됐습니다. 그런데 취직이 된 순간부터 엄마의 강요가 더욱 심해졌습니다. 한달에 생활비 최소 100만원씩 내놓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요, 엄만 제가 스무살 됐을때부터 때때로 저한테 말씀하시길, 이 집은 남동생꺼니 너는 절대 조금이라도 탐내지 말라고 당부해오셨고, 제가 결혼할땐 한푼도 보태줄수 없으니 제가 스스로 벌어서 가라고 하셨거든요. 저는 미리 선긋는 엄마의 모습에 매우 서운했지만 알겠다고 부모님께 손 안벌리고 알아서 시집가겠노라고 대답했었거든요.
그런데 이상황에서 매달 100씩 드리면 저는 나중에 결혼자금도 못모으고 개털될것 같아 안드렸어요.
돈 내놓으라는 엄마의 성화가 계속되자 곧 집을 나와 독립했습니다. 독립해 살면서도 보약이나 옷 등 사드린거 어림하면 한달에 20~30만원씩은 꾸준히 집에 쓴거같아요. 적다면 적은돈이지만.. 그래도 뭐사드리면 좋아하실까 고민하고 고른건데.. 엄마는 늘 불만족하셨습니다.
회사일이 힘들다고 말해도 엄마는 단 한번도 저에게 격려의 말을 해준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돈버는거 생색내냐고 쏘아붙이셨습니다. 집에 이것저것 사가도 당연한듯 받으십니다. 전 그냥 칭찬받고 싶었고 엄마한테 이쁨받고싶었는데.. 그냥 잘했다, 고생했다, 고맙다 이 몇마디가 너무 고팠습니다.
집에 해결해야 할 무슨 일이 생기면 꼭 저한테 전화가 옵니다. 남동생은 세상물정 아무것도 모르거든요. 엄만 남동생은 어려운일은 다 못하게 합니다. 궂은일은 다 제 차지에요. 그런데 혹시 이번에는 칭찬받을수 있지않을까 하는 기대를 은연중에 했던것 같아요. 그래서 엄마와 사이가 안좋으면서도 전 엄마의 마음에 들기위해 또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지금까지 글에서 엄마만 등장하는 이유는 아빠는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고 하시며 아예 제 말을 듣는것조차 거부하시기 때문입니다.
암튼 이제 저는 절 많이 아껴주는 남자친구와 결혼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상견례 전날 엄마와 대판 싸웠습니다.
엄마가 제가 모은돈 결혼할때 다 가져가지말고 집에 두고가라고 해서요.
제가 모은돈은 엄마 마음속에서 이미 엄마꺼더라고요..
엄마 친구 딸은 여자가 500만원, 1000만원만 가지고 가서 결혼해서도 잘산다며, 저도 그렇게 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집에 목돈이 필요한 일이 있는것도 아닙니다.
엄만 말씀하십니다ㅡ 장녀는 원래 자신은 가난하게 살지라도 동생들을 풍족하게 살게해줄 의무가 있는거라고. 엄마는 남동생 미래결혼자금을 저를 통해 미리 마련하고 싶어하시는 눈치입니다.
엄마는 제가 스무살때부터 저에겐 이것저것 많이 바라셨던 반면, 남동생에겐 항상 더 주고싶어하셨습니다. 지금 20대 중후반인 남동생은 집에서 용돈 한달에 50만원씩 받으며, 알바도 안하고, 공부에 매진하는 것도 아니며,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없고, 제 기준에서 보면 "매우 게으르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저는 악착같이 공부하고 악착같이 벌고 악착같이 모으며 살았습니다. 돈이 없어 다니고 싶은 학원에 못가고 다니고 싶은 학교에 못갔지만, 돈만 있으면 나는 그 학원에, 그 학교에 간 친구들보다 더 잘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게 가슴에 맺혀 잘 살기위해 매 순간 발버둥쳐왔습니다.
취직해선 또래보단 조금 많이 벌지만 갖고싶은거 안사고 생활에 필수적인 것만 사고, 술 안마시고 돈아끼려 친구도 거의 안만나고, 차비 아끼려고 도보 1시간 이내 거리는 걸어다닌적도 많았어요.
차라리 동생이 치열하게 노력했는데도 뭔가 원하는대로 안된거면 누나로서 안타까워하며 당연히 도와주겠으나, 허송세월중인 동생에게 모은돈(약 1억원)을 다 주기엔 제 노력과 젊음이 너무 헛된것 같고 억울합니다.
끝끝내 제가 모은돈 안내놓을것 같으니 엄만 저한테 처음으로 온갖 ***을 퍼부으시며.. 아.. 정확히 뭐라고 하셨는진 차마 여기에 쓸수가 없네요. 암튼 저한테 아이도 낳지말고 가난하게 살라고 저주하셨습니다. 엄마 앞에서 울었습니다. 엄만 아랑곳하지않고 다신 집에 오지 말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그런일이 있은후 집에 무슨 일이 있으면 또 아무렇지않게 저한테 전화해서 물어보시더군요. 집에 뭔가 해결해야할 일이 생기면 제가 젤 똑똑하다며 남동생이 아닌 저한테 맡기고 싶어하세요. 전 의무만 있고 권리는 없습니다. .
엄마와 잘 지내고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너무 속상합니다. 남동생만 예뻐하고 절 미워하는 엄마가 야속합니다. 엄만 차라리 자식중에 한명만 똑똑하게 태어날거였음 네가 아니라 남동생이 똑똑하게 태어났어야 했다고 절 원망하듯 말합니다.
엄마한테 물었습니다, 엄마 나 미워하지? 내가 만약 엄마한테 돈 다 드리면 엄만 나 안미워할거야?
엄만 잠시 생각하시더니 그렇다고 하시네요.
아무리 몇날며칠 밤새 고민해도 엄마와 사이좋게 지낼 방법은 돈을 다 드리는 길밖에 없는데,
친한 친구에게 이 얘기를 하니 엄마의 요구는 이제 시작이라며 절대 안된다고 펄쩍 뜁니다.
엄마는 남친과 제가 둘다 대기업다니니 둘이 합치면 한달에 적어도 몇백은 벌겠네.. 하시며 자꾸 남친 월급을 물어보긴 하십니다.
엄마한테 돈을 드려서 차라리 엄마가 그돈으로 사치하고 여행하실거면 이정도로 억울하진 않을것 같습니다. 남동생이 제 아들인가요? 제가 왜 사지멀쩡한, 오히려 나보다 젊고 튼튼할 남동생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지.. 저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엄마가 밉습니다.
차라리 내가 엄마의 애정을 포기하면 되는일이란거 머리로는 이미 알고있고 수백번 시도했어요. 하지만 매번 실낱같은 기대를 품고 매번 실망하는 절 발견합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조언 부탁드려요..
엄마한테 칭찬받고싶어하는 욕구를 없애는 방법이라도 알려주셔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