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어디선가 저희 가족과 마주치게 된다면, 그리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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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만약 어디선가 저희 가족과 마주치게 된다면, 그리고 저의 아빠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면 - ‘아, 따뜻한 분이시구나 - 좋은 분이시네 - 자식들이 사랑 많이 받겠다 - 화목한 가족이구나’ 라고 생각하실거예요... 저의 친구들, 지인분들, 모두들 그렇게 말하니깐요. 거기다가 저는 2남1녀 중 늦둥이 막내 딸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된 사람들은 늘, ‘사랑 많이 받겠다’ 라고도 말씀하세요. 저는 당연히 사랑받는 사람인거예요. 음.. 저는 어린시절 집에서 밥먹는게 눈치 보였어요. 그때의 저는 많이 통통해서인지 ‘그만 먹어, 살쪄’ ‘이런거 살쪄서 너 먹으면 안돼’ ‘너 지금 먹으면 돼지 돼서 죽는거야’ 인상 쓴 아빠가 제게 말을했었죠, 그리곤 언젠가 살을뺐을때 저를 칭찬하고 제게 잘해주는 아빠의 모든 행동들이 끔찍했어요. 말라야지만 제가 사랑받는 것 처럼 느꼈으니깐요. 또 가끔가다 아빠가 주장하는 것들에 동의하지 않고 아빠와 말다툼을하거나, 제가 화를 내거나, 짜증 섞인 말투를 할때면 - ‘정신연령이 아주 국민학생보다 못해’ ‘네 조카가 너보다 낫다’ ‘넌 사람을 질리게해’ ‘너 사람 피곤하게해’ ‘나이만 먹었지 정신연령은 애야 애’ ‘너 정말 걱정이야, 이러면 아무도 너 안 좋아해’ ‘아휴... 나중에 누가 너랑 살게 될지.. 정말 걱정된다’ 라고 말을해왔죠. 저를 부르는 이름은 ‘못생기’ 혹은 ‘***’였고 저의 능력들에 대해서 돌아오는 말들은 ‘걔가 뭘 할 줄 알아.. 걘 못 해.. 걔 그거 몰라 잘 못해’였죠. 지금 제 조카들한테 보이는 따뜻한 모습들은.. 저한테 보이지 않으셨어요. 요즘 볼때마다 놀라워요. 저의 아빠는 말로 상처를 많이 주는 사람입니다. 제가 하녀처럼 아빠에게 다 맞춰주고 음식해주고 청소빨래 다 해주면... 그때 아빠는 제게 따뜻한 한 마디를 건네주거나 저의 칭찬을 해주세요. 근데 저는 그게 너무 싫어요. 자존심 상하니깐. 내가 애써 노력해야지 아빠의 애정을 받는다는게 너무 싫으니깐. 애 같죠? ㅎㅎ 누가보면 ‘칭찬이라도 해주는게 어디야’라고 말할 수 있겠죠... 근데 아빠가 원하는 모습만 보여야지 칭찬을 하니깐.... 내가 좋은 나의 모습들이 있는데, 그런 나를 깍아내리니깐.... 그냥 단 한번이라도.. “괜찮아... 내 딸이니깐 다 좋아. 내 딸이니깐 사랑스럽지, 그 어떤 모습이든.” 이런 말을 듣고 싶다가도 - 상상하면 헛웃음이 나와요... 말도안되니깐. 저의 아빠는 조금이라도 뚱뚱해 보이는 제가 창피하니깐요. 약사 공부하다 그만 둔 제가 창피해서 친척들한테 말도 제대로 못했죠. 아빠는 남들한테 자랑해서 본인의 자신감을 높여줄 수 있는 자식이 필요한거죠. 물론 그런 저의 아빠는 어린시절의 큰 상처가 있어서... 마음의 병을 여태 갖고 살아왔지만 - 전문가 상담을 받아서 약 먹고 치료받아야할 우리 아빠는 정신과는 안가려고하고.. 그런 아빠 때문에 힘들어한 저의 엄마는 계속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계십니다. 사실... 다른 분들에 비하면 정말 별거 아닌 상황이겠죠? 저도 그렇게 생각하면서 애써 참고 버텨왔어요. 그런데 저의 아빠도 엄마도 오빠들도... 다 힘들고 아프데요. 다 우울하데요. 심지어 저의 주변에 있는 친한 친구들 지인들도 우울증 때문에 힘들데요. 어렸을적 아빠는 제게 본인이 자살시도를 여러번 한 얘기를 제게 말하곤했어요, 죽고싶은 얘기도 하고요. 엄마는 자살편지를 써서 제게 남긴 적도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우울증이라는 단어 저체에 질려서 ‘나는.. 나는 절대 그런 비겁한 핑계 대면서 주변을 힘들게 하지 않을거야’라고 다짐했죠. 그래도 저는 그들이 제발 스스로 목숨만이라도 끊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우울증을 앓고 있은 모든 지인들과 애써 약속을 잡아 만나서 얘기 들어주고 제가 나눌 수 있는 최대한 좋고 따뜻한 말과 마음을 나누려고 해왔어요. 물론 아빠 빼고요. ...하하..... 이제와 생각해보면 누군가 나에게 그렇게 들여다봐줬으면 하는 마음에.. 저라도 그들에게 그렇게 해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이젠 위로해주는 것도 많이 지쳤지만요. 얼마 전 엄마와 싸운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을 뻔했어요. 한순간이었어요. 아주 가까웠어요. 힘만 빼면 됐어요. 그럼 끝났어요. 그런 저를 찾은 엄마가 저한테 ‘너 연기하냐?’라고 말했죠. 그래요.. 아마도 저는 깊은 어둠속에 아주 오랫동안 살아있었을거예요. 아마도 제가 지긋지긋해하는 우울증이겠죠. 하지만 사람들은 알 수 없을거예요.. 저는 밝고 긍정적인 모습만을 보이면서 살아왔거든요. 어차피 다 힘든데, 나의 어둠을 굳이 보일 필요는 없잖아요. 여기 제가 사는 곳은 아주 좋고 비싼 보험을 들지 않으면 웬만한 병원비, 약값이 아주 비싸게 나옵니다. 그래서 돈도 그렇고 제 마음도 그렇고 전문가를 찾아가는게 꺼려져요. 물론 핑계일 뿐이겠지만요. 저 나이 꽤 먹었어요. 27. 4년을 독립했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와 살고있습니다. 지금 계속 붙어있는 이유 중 하나는 엄마를 위해서예요.... 엄마가 저랑 살기 원하니깐. 엄마가 저를 필요로하니깐. 부모한테 손 벌려 돈 빌려쓰지도않았지만 지금 얹혀사는 제가 손 벌리는거나 마찬가지겠죠.. ㅎㅎ 다시 독립할 자신이 없는데. 능력도 없고요. 뭔가 의미가 없어지는 것 같아요... 산다는게. 그 어디에서도 말하지 못했는데 제 모든것을 털어놨어요.. 그냥 위로 한 마디 해주세요.. 칭찬 한 마디 해주세요.. 그거면 될 것 같아요. (그냥 무작정 쓰게된건데, 다시 읽어보니 너무 횡설수설하고.. 부끄럽기도 해요... 미안합니다. 그리고 다 읽어주셨다면 - 수고 많았어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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