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음으로 내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항상 남보다 더 많이 더 잘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아빠는 못하면 그건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농어촌 소재의 중,고교를 다니면서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고3이 된 내가 내신으로 갈 수 있는 학교는 수도권에 있는 이름 모를 대학들 뿐이였다 만족하지 못했다 나는 더 좋은 학교에 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첫 상담 이후 정시공부를 시작했다 과외를 다니고 독서실을 다니고 인강을 들으면서 정시공부를 했다 하지만 6월모의고사 결과로 갈 수 있는 학교 역시 수도권의 이름 모를 대학이였다 불안했다 때마침 과외선생님의 추천으로 수시 적성고사 준비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내신공부 대신 적성공부,정시공부를 했다 9월모의고사에서는 서울 중하위권 대학을 지원할만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자신감이 생겼다 수시철이 되고 수시는 안쓰겠다는 말에 담임선생님은 무조건 써야한다고 했다 적성 준비한거 있으니 그거라도 써라 했다 수시 6개 모두 적성을 썼지만 그 중 반 이상이 가고 싶지 않은 학교들 이였다 그래서 2개학교의 시험만 쳤다 모두 떨어졌다 계속 정시공부를 했다 모의고사 전날마다 잠이 안왔다 그렇게 수능을 쳤다 취약하던 국어를 대박쳤지만 영어는 하나 차이로 등급이 떨어졌다 탐구는 평소처럼 쳤지만 엄청난 등급컷 상승으로 등급,백분위가 모두 떨어졌다 너무 속상했다 그래도 확실한건 내신으로 가는거 보다는 훨씬 좋은 학교에 들어갈수 있다는 것 이였다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재수를 생각하거나 불만족스럽지도 않았다 경기권 대학 2개와 서울권 대학 1개를 썼다 서울권대학은 가망없는 예비를 받았다 경기권 대학중 하나는 추합될만 한 예비를 받았고 한군데는 합격했다 사실 나는 서울권의 대학이 무척 가고싶었다 다른과를 썼으면 붙었을텐데 욕심을 부리다 떨어진것같아 자책스럽고 내가 원망스러웠다 정말 시간을 돌릴수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을거 같았다 서울권 대학에 떨어졌을땐 그럴줄 알았다는 소리를 들었고 경기권 대학 예비를 받았을땐 그 학교 마저 떨어지다니 충격이라는 말을 들었다 다른 경기권 대학은 멀어서 통학하기 힘드니 기숙사에 들어가거나 자취를 하고 싶다고 했을땐 그러니 공부를 잘하지 그랬냐는 말을 들었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을때부터 알아봤다며 적성한다 수능본다 갈팡질팡할때부터 알아봤다며 알아서 통학하라는 말을 들었다 너무 속상했다 모두 내 잘못인것은 알지만 한번도 위로의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발표 후 가장 속상한건 나였는데도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니 그러는거라며 대학을 가긴 갈수 있는거냐는 얘기를 들었다 나는 대학 발표일 마다 울었다 처음에 아빠에게 좋은대학은 이화여대였다 나는 한번도 이화여대에 갈만한 실력이였던 적이 없었다 총 내신 산출 이후에는 인서울은 무조건 해야한다고 말했다 내가 열심히 하면 충분히 가능한데 내가 노력하지 않아서라고 했다 대학발표일마다 나는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깨달았다 내가 그토록 서울권 대학이 가고싶었던 이유는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였다 인정받고 싶었다 경기권대학을 가서 노력하지 않고 실패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경기권 대학조차 최초합격하지 못한 충격적인 사람이 되었다 살면서 죽고싶었던 적은 몇번 있었지만 나는 오늘 처음으로 내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