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그 손길이 나는 잊히지 않는다. 처음에는 내가 착각한 줄 알았다. 때는 몇 년 전 사촌동생 집에서 일어났다. 오빠와 나는 방학을 맞아 외할머니 댁으로 놀러 갔다. 외할머니 댁에서 하룻밤 자고 하루는 근처에 있는 사촌동생의 집에서 잤다. 사촌동생-사촌동생의 동생-나-오빠 이 순으로 잠자리에 누웠다. 그렇게 우리는 잠이 들었다. 그때가 몇 시쯤이었을까 내 가슴을 만지는 누군가의 손길에 잠이 깨었다. 그 손길은 누구도 아닌 우리 오빠의 손길이었다. 잠결에 나는 오빠에게 하지 말라고 말만 하고 잠이 들었다. 하지만 그날 밤 오빠는 나의 몸에 자꾸 손을 대었고 그때마다나는 하지 말라며 오빠를 발로 차기도 하였다. 그리고 아침이 되었고 난 밤 사이에 있었던 일이 믿기지 않아 오빠에게 넌지시 물었다. '오빠 내가 자는 사이에 발로 찼지?' 오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끝이 난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손길은 멈추지 않았다. 며칠 전 우리 가족은 제주도에 휴가를 갔다가 할머니 댁에 들러서 하룻밤을 잤다. 아빠-엄마-동생-나-오빠 이 순으로 잠자리에 누웠다. 그날 밤 나는 또 누군가의 손길에 눈을 떴고, 그 손길은 오빠의 손길이었다. 충격적인 것은 오빠의 손길이 나의 아래를 손대고 있었다는 것이다. 잠이 확 깨었고 오빠를 등지고 누웠다. 그러자 오빠는 내 등에 손을 툭 하고 내렸다. 아마 내가 자는지 안 자는지 확인하는 것이었을 거다. 그 생각을 하자 소름이 돋았다. 나는 자는 동안 내 등에 올려지는 오빠의 손을 계속 뿌리쳤기 때문이다. 그 손을 뿌리치고 잠이 들면 오빠는 몇 번이고 내 몸을 만졌겠지. 이렇게 생각하니 오빠가 무서워졌다. 아르바이트 끝나고 나를 데리러 오던 오빠가 아니었다. 갑자기 다른 세상의 사람처럼 느껴졌다. 말을 거는 것 심지어는 오빠를 보는 것조차 무서워졌고 친구에게 말하면서 우리 오***고 할 때 '우리'라는 말조차 꺼려지게 되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내가 남자라면 안 그랬을까. 생각을 수도 없이 해 보았고 공부를 하다가도 오빠의 손길이잊히지 않아 머리를 쥐어뜯었다. 난 이 이야기를 절대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을 것이다. 꺼내는 순간 우리 가족은 붕괴될 것이 뻔하니까. 언젠간 이 손길이 잊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