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불안했었던 것 같아 이 진로를 선택해도 될지. 소설을 쓰는 일이야. 대학에서 전공하는 것도 아니고 재능도 없어 요령도 없어 몇 년을 노력해도 얻어지는 것도 없더라 언제부턴가 내가 정말 이걸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그냥 다른 게 하기 싫은 건지. 헷깔렸어. 그 와중에 사람들은 좋은 공부머리 두고 굳이 그걸 왜 하려 하냐 그러고. 그래서인지 도저히 글이 잡히지 않더라 내가 뭘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고 이럴 바엔 다른 거라도 열심히 하는게 났지 않나 싶고. 그런데 막상 달리 손에 잡히는 게 있는 것도 아냐. 대학으로 돌***도 않고 하고싶다던 글을 쓰지도 않고 단순노동 알바만 하며 2년간 시간을 버렸어. 그런데 어쩌다 요즘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알바하면서 시간 쪼개 글을 쓰려니 몸도 힘들고 잠도 못자고 항상 피곤해 그런데도 좋은 거야 이걸로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읽는 사람도 몇 명 되지 않는데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고 그렇게 찾아오던 우울함이 오질 않더라 폭식과 거식의 반복도 깨질 것 같던 두통도 희뿌옅던 머리도 전부 사라졌어. 난 여전히 불안해. 글을 쓰는 걸 선택했을때의 미래가 전혀 짐작이 안 가거든. 근데 그냥 내가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 좋고 내 글을 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좋고 이 이야기가 내 머릿속에서 썪어가지 않고 세상에 나왔다는 것이 좋고 얻는 것도 없으면서 하루하루 연재 마감에 쫓기는 게 죽을것 같으면서 즐겁고.. 2년을 헤맸는데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고 보름만에 알겠더라 난 이걸 해야 돼. 이걸로 밥을 벌어먹고 살 수 있을 지는 모르겠어 다른 직업도 구해야 할 지 몰라 사람들이 얼마나 내 소설을 좋아해 줄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그래도 글을 쓰는 동안 나는 살아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하니까. ㅎㅎ쓰던 거 완결내려면. 2년동안 내가 있던 우물에 마카라는 친구도 있어서 좋았어. 심란하고 화가 치밀 때마다 여기에 털어놓을 수 있어서 내 속이 아직 다 타지 않고 남아있는 것 같아. 또 우울이 찾아올 때면 종종 들어올게.